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의 재정확장 조치와 중국와 일본의 불확실한 성장전망에 이어 아시아의 역동적인 국가로 대규모 현금(핫머니)이 재유입되면서 아시아 성장전망에 우려를 더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2009년부터 2010년 중반까지 대규모 핫머니가 서방 국가에서 신흥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등해 이를 막기 위한 세금부과 등 ‘화폐전쟁’이 벌어졌다.
싱가포르 DBS은행은 이 당시 현금유입액을 하루 평균 20억 달러로 추정했으며 일본의 노무라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2009년초부터 2011년 중반까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 들어온 순자금유입액을 7830억 달러로 추산했다.이는 그 이전 5년 동안 유입된 5730억 달러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2년이 지난 지금 아시아가 성장하기 시작하고 있는데다 선진국의 중앙은행들이 경제회생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면서 풀린 현금이 과거만큼 대규모는 아니지만 신흥시장으로 다시 몰리면서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FT는 진단했다.
우선 한국의 원화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5%이상 상승하고 필리핀의 페소화가 약 4% 절상돼 2008년 초 이후 최고치로 가치가 뛰었으며 대만 달러,태국 바트,말레이시아 링기트 등 아시아 전역의 통화가치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수출업체들의 채산성이 악화하고 있다.
또 홍콩에서 부동산 가격이 올들어 20% 상승해 2008년 말 리먼 브러더스 파산이후 급락했다가 두배로 오르는 등 아시아 전역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다.
홍콩의 HSBC은행은 “중앙은행의 노력에도 각국 통화가치가 상승하고 부동산 시장이 거품이 끼고 소비자와 기업 대출 증가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로 이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홍콩의 주택가격 급등은 ‘갑작스런 조정’의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했으며,이보다 앞서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 달 보고서에서 변동성이 심한 자본유입 증가는 아시아 채권시장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소시에떼 제네랄 홍콩지점도 자본유입은 아시아 회사채 시장과 기업 자금조달의 다각화를 뒷받침하지만 일거에 빠질 경우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며 예의주시할 것을 주문했다.
정책당국자들은 현재 진퇴양난의 처지에 빠져있다. 자산버블과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금리인상이지만 이 처방을 쓰면 오히려 해외 핫머니 유입을 촉진하고 통화가치 상승을 재촉하기 때문이다.
2010년 신흥국들은 태국이 외국인의 국채투자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세웠는데 다시 핫머니가 쏟아들자 추가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비율(자기자본대비 선물환 보유액 비율)을 25% 축소하기로 했으며 홍콩은 10월에 비거주자의 주택구매에 대해 15%의 취득세를 물리기로 한 것은 단적인 사례다.
문제는 이들 조치들은 홍콩이 2009년 부동산 규제조치를 취했는데도 가격상승을 막지 못했고 최근 취득세 신설로 민간 주차장으로 돈이 몰려 가격상승을 부채질하는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 자금유입 억제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자체 허점이 있다는 점이다.
<My Opinion>
2013년 판 화폐전쟁이 곧 벌어질 예정이다. 연준이 2013년 1월부터 매달 45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추가로 매입하기로 발표함으로써 미국의 제 4차 양적완화(QE4)의 신호탄을 쐈다.또한 일본판 양적완화를 약속했던 아베 총리의 자민당이 중의석 2/3 이상인 294석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 엔화의 급격한 유입이 불가피해 보인다. 엔저(低), 달러화 저(低) 는 결국 '원고(高)' 로 이어질 것이다. 이 현상이 수출중심형 경제구조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대한민국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는 뻔하다.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엔저와 달러화 저 현상 이 가속화되면 대한민국에 다량의 핫머니가 유입되는 점이다. 핫머니란 단기금리차이, 환율차이 등을 노리고 안정된 나라에 투기적 목적으로 투자한 자금을 의미한다. 양적완화가 실시되면 제로썸 금리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과 금리가 급격히 저하될 일본의 유동성 자본이 한국으로 다량 유입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역설한다.
핫머니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어떤 파장을 불러올까? 내 좁은 식견으로 추측해보건데, 핫머니 유입 초반에는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급등해 사람들에게 금융시장이 호황기를 누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주가 상승 신기루' 에 속은 주주들은 많은 돈을 '주가 상승' 기업에 투자할 것이고, 기업은 투자자금을 개발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반짝호황'이 끝나고 핫머니가 갑작스럽게 유출되면 어떻게 될까? 많은 주주들은 똥값이 된 주가와 배당금 떄문에 잠을 못 이룰 것이고 기업들은 부채에 시달릴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차입금 갚을 능력이 안되는 회사들은 파산이라는 비참한 최후를 맞게된다. 이런 급부효과는 모두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핫머니가 유출되고나면, 주식시장이 불안해지고 주가 예측이 힘들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발길이 뚝 끊기게 된다. 2010년 11월, 옵션만기일, 장마감 10일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2조 4000억원 대의 옵션을 매도해 코스피 지수가 53포인트 급감한 적이 있었다. 대략 29조원이 10분도 안된 시간에 증발해 버린 그날 이후, 한동안 대한민국은 코스피 불황에 허덕였다. 이처럼 득보다 실이 많은 (물론 사견이다) 핫머니를 제도를 이용해서라도 근절해야하지 않을까?
물론 핫머니의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81년 노벨 경제학자 수상자 제임스 토빈은 핫머니현상을 뿌리 뽑기위해 외환 거래에 '토빈세'를 매길 것을 주장했다. 토빈은 외환을 타국의 통화로 바꿀때 세금을 매기면 늘어난 거래비용 떄문에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므로 단기성 투기거래(핫머니 거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역설했고, 많은 케인즈학파 경제학파들은 이를 옹호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노선을 걷고 있던 서방의 선진국들의 회의적인 시선에 의해 묵살되었다.
하지만 2012년 현재, 신자유주의의 단점들이 노출되었고, 결국 구 시대의 구태를 극복하고자 자본주의 4.0시대가 도래했다 .다시말해, 신자유주의를 위시한 선진국들이 토빈세를 반대할 명분이 점점 무색해지고 있다. 또한 2013년, 신 화폐전쟁이 발발할 예정인만큼 금융시장의 안전성 강화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2012년 금융위기 후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정한 이 시점에서는 각 나라의 정부가 직접 금융시장에 개입해 금융시장 안정화를 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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