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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생성소

MK 2012/10/9알자 (최승필 한국외대 교수님) 사설

지금 대학가는 취업시즌을 맞아 분주하다. 도서관은 24시간 불을 밝히고, 곳곳에서 채용설명회가 열린다. 학교로선 취업률이 대학평가 요소인 만큼 중요한 문제다. 학생 개개인으로서야 더할 나위가 없다.

요즘 대학생들 주요 관심사는 `스펙`이다. 원래 스펙은 `스페시피케이션(Specification)`을 줄여 부르는 말로, 사람이나 사물이 특별히 가지고 있는 차별된 특장점을 말한다. 그런데 오늘날 스펙은 더 이상 특장점을 나타내는 기준이 되지 못한다. 학점 외에 스펙으로 불리는 것들은 토익ㆍ토플 등 영어시험 성적, 어학연수, 인턴십, 분야별 자격증 등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취업준비생이 당연히 갖춰야 할 일반적 요건이 돼 버렸다. 점수도 매년 올라가며 과열 양상을 띤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럴 거면 차라리 수능처럼 전국 단위 취업능력시험을 봐서 선호 기업 순으로 취업하자는 농담도 나오고 있다.

업무활용도 측면에서 스펙 필요성도 이해할 만한 부분이다. 그러나 문제는 스펙만으로 다져진 기술이 지식의 본질, 창의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대학마다 차이는 있지만 학생들은 대학 3학년이 되면 학교 공부보다는 스펙 준비 체제로 들어간다. 요즘엔 그것도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 결국 고등학교 주입식 학습이 대학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읽기보다는 취업 준비 과정에서 간결하게 정리된 시사ㆍ상식책을 통해 애덤 스미스가 누구이고 국부론이 무엇에 관한 책인지에 대한 정보만 습득하는 것이다.

독일에서 경제학을 공부할 때다. 경제수학 시간에 교수는 각 방정식들을 처음부터 유도해가면서 복잡한 과정을 돌아드는 수업을 계속했다. 학생들 역시 지루하지만 따라 돌았다. 비록 오래됐지만 고교시절 외운 수많은 공식으로 무장된 나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불필요한 과정처럼 보였다. 문제는 시험장에서 터졌다. 시험 문제가 우리나라에서처럼 방정식을 주고 해를 구하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스토리가 나온 것이다. 상황을 이해하고 방정식을 도출해서 `X값`을 구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스펙과 지식의 차이다.

오늘날 지식사회에서는 단편적인 정보 습득보다는 원리와 본질을 알고 이를 기반으로 발전과 혁신이 반복되어야만 생존해 나갈 수 있다. 기업이 발전하는 단계 중 지금까지 외형 확대적 전략에서 스펙은 유용했다. 하지만 오늘날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창의와 혁신 없이는 발전은커녕 지속 가능성도 보장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생존과 번영을 위한 생존전략이었던 스펙이 새롭게 변화된 상황에서 지식으로 대체되지 않으면 성장과 혁신을 저해하면서 우리를 역습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다행히도 일부 선진 기업들이 스펙 비중을 줄이고 다양한 채용방법을 통해 특정 분야에 재능 있는 인재를 선발하는 등 다양화된 평가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오늘날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인재 양성은 교육기관의 몫만은 아니다. 당장 활용하기 쉬운 `스펙이 빵빵한` 사람이 아닌 해당 분야에 재능과 열정이 있는 인재를 뽑아 키워내는 것도 기업이 긴 호흡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대학도 변해야 한다. 학문적 도그마만을 고집하기에는 너무 빨리 환경이 변하고 있다. 사회가 원하는 지식이 무엇인지를 인지하고 도그마의 바탕 위에 변용과 창의의 능력을 배양해주는 기능을 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도 새로운 지식사회로 변화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스티브 잡스의 태블릿PC와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이 스펙이 아닌 지식의 산물이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다.

                                                                                                                    

 

<내 의견>

 

    우리나라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온 학생들이라면 대부분이 초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스펙을 쌓기 위해 (명문 중학교, 특목고, 대학교진학을 위해 공인영어점수, 국가인정경시대회 등 다양한 외부활동에 열중했을 것이다. 나도 역시 중학생 땐 외고에 진학하기 위해, 고등학교 땐 명문대학교 입학을 위해 여러 방면의 스펙을 쌓았었다.

    

    입시를 위해 내가 쌓은 스펙(많은 경시대회 및 모의유엔회의 등등)은 주로 부모님 그리고 선생님께서 나에게 강요하거나 '남들도 하니깐 나도 해야지'라는 조바심에 쌓은게 대부분이었다. 다시 말해, 나는 내가 원해서, 혹은 내 꿈을 위해 내 스스로 판단해 '능동적으로' 쌓은 스펙이 아니라, 부모님께서 하라고 하셔서, 아니면 남들에게 뒤쳐진다는 불안감 때문에 '기계적으로'  스펙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일까, 내가 고등학교 때 쌓은 스펙을 보면 대학교에 진학한 내 친구들과별성이나 독특한 창의성이 보이지 않았다.

    

    대학교에 입학해서야 깨달았다. 나는 내 미래를 위한 스펙을 쌓은게 아니고 생활기록부에 고작 한 줄 더 추가하기 위해 비효율적으로 시간과 돈을 지출한 것 임을. 하지만 왜 일까? 대학생이 되어서조차 고등학교때의 실수를 되풀이하는 사람들이 많다. 분명 그들도 나와 같이 고등학교때의 어리석음을 교훈으로 삼았을텐데 말이다.  취준생들은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일, 들어가고픈 회사의 부서에 포커스된 스펙이 아닌, 수 많은 자격증, 어학연수 등 남들이 다 하니깐 자신도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휨싸여 남들의 스펙에 자신을 맞추려고 한다. 겉으로는 '남들과의 차별'을 외치지만 결국 동질화되어가는 표리부동을 범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삼성전자 마케팅 부서에 있는 동아리 선배가 취업에 대해 조언을 해준게 뇌리에 남는다. 2008년도 00 기업에서 마케팅 업무를 볼 1人을 뽑고 있었다.83:1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마지막 2명 만이 3차 관문 앞에서 최종 면접을 볼 기회가 주어졌다. A는 우리나라에서 최고 명문대라고 하는 스카이 대학 경영학과를 나왔고, B는 지방 국립대 비상경계열 대학교를 나왔다고 한다. 더군다나 A는 다양한 대회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고 토플 성적이 우수했다 그에 비해 B의 스펙은 100시간이 넘는 봉사활동이 2개의 마케팅 학술포럼에 참여한게 전부였다. 하지만 00기업은 B를 선택했다. 이유인즉슨, B는 면접 때 자신이 대학교 1학년때부터 블로그에 꾸준히 올려왔던 00기업 마케팅 부서에 대한 연구, 기사 사설 스크랩, 00 마케팅 부서가 개선해야 할 점 등에 대해 서술한 글을 다 복사해서 면접관들에게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면접관들은 B의 애사심과 열정, 그리고 A 와 차별화된 스펙을 창의적으로 어필한 점을 높히 사 B에게 합격의 영광(?)을 안겨줬다.

 

    물론 어학점수와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에 관련된 자격증이 자신의 미래에 도움이 전혀 안된다는 것은 아니다. 요지는 그것 보단 자신만의 '블루오션'을 능동적으로 찾아 나서는 것이다. 혹자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블루오션을 찾는건 주입식, 일률적 교육이 주를 이루는 한국사회에서는 힘들다고 비관적인 말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사회가 우릴 도울 여력이 안되면 우리가 직접 찾아나서면 된다. 

   

     견으로는 자신의 발전을 스스로 개관적인 위치에서 일기를 통해 자신이 하루하루 발전하는 모습을 늘 관찰하는 것이 블루오션 찾기에 도움이 많이 된다. 이를 위해 필자는 일기쓰기와 블로그 운영을 추천한다. 일기를 매일매일 씀으로써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분명히 알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자신만의 적성을 파악하는데 좋은 영양분이 될 것이다.  또한 블로그를 활용해서 자신이 잘 하는 것, 좋아하는 것에 대한 글을 많이 쓰게되면 자신감도 생기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분명하게 될 것이다.

 

      최근 기업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개관에서 '지원하는 학생들은 많은데 회사가 필요한 인재가 없어 채용하기 힘들다'라는 대답이 42%나 나왔다. 그만큼 독보적으로 눈에띄거나 창의성이 뛰어난 학생이 부족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나 역시 22살의 젊은 청년으로서 나를 객관화해 꾸준히 자기성찰, 발전을 하고 내 꿈 금융감독원에 입사하기 위해 철저마침의 노력을 꾸준히 할 것이다.  모든 취준생들의 건투를 빌며...